어수선한 유원지를 지나고 전원마을 도로를 따라 들어가다가 시야가 편안하게 열리는 곳에서 발견하게 된 대지는 진입과정에서 본 전원주택부지들과는 달리 차분한 인상으로 다가왔다. 대지 좌우의 능선은 뒤로 갈수록 가까워지다가 100여 미터 쯤 뒤에서 합쳐져 작은 계곡을 형성하면서 마무리되고, 동쪽으로는 건천과 그 너머 계곡이 바로 연접하여 대지로 자연이 인입되고 있었다. 대지 전면으로는 시야가 점차 넓어지다가 어느 정도 거리를 띠우고는 주변의 크고 작은 능선들로 둘러싸인 분지가 원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이런 환경을 대하고 나니 건물이 자리 잡음으로써 생기는 크고 작은 공간의 리듬이나 스케일, 방향성 등이 설계하는 기간 내내 고민의 대상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건물 내외부를 통한 시퀀스에서 막히거나 열린 공간과 시선을 통해 자연이 건물 내부로 들어왔다가는 멀어지고 하는 리듬을 갖게 되었다.
외국에서 생활 중인 두 아이들이 귀국했을 때 머물거나 지인들이 방문했을 때 쉬어갈 수 있는 공간과 건축주 부부의 생활을 위한 공간, 동거중인 형을 위한 공간이 요구되는 주택과 함께 카페를 배치하는 것으로 이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카페는 기본계획 이후 건축주 자신의 사무실로 용도가 바뀌었다. 접근이 상대적으로 쉬운 북측에 카페-사무실을 배치하고 건물의 레벨과 선큰을 이용하여 주택과 사무실의 심리적인 거리를 확보하면서 주택을 북측으로 근접시켜 남측 마당을 확보하는 배치는, 이런 상이한 성격의 두 프로그램의 해석에 의한 것이며 전방-북측에 대한 시야 확보와 배면-남측 공간 확보라는 두 가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슬레이트로 설계된 진입로를 따라 주택을 향하는 시퀀스는 선큰의 수반에 비친 하늘과 선큰 너머의 계곡에 대해 인지하다가 필로티 너머에서 들어오는 채광과 외부 옹벽을 통해 남쪽 마당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도록 의도된 것이다. 잠시 시선을 가린 현관을 지나면 남측 마당을 향해 열려있는 거실을 접하고 북측으로는 목재 스크린을 통해 절제된 원경을 보게 됨으로써 카페-사무실의 존재를 잠시 잊게 될 것이다.
거실의 공간을 한정지어주는 벽체-계단실을 지나면 식당과, 2층의 매스가 만들어내는 필로티, 그리고 건천 너머의 골짜기를 만나도록 계획하였다. 2층에서는 각 동선에서의 진입이나 이동에 따라 수평 수직으로 시선과 공간이 열리고 닫치도록 벽과 창들을 이용되었다. 카페-사무실은 북측과 남측으로 열리되 북측에서 받아들인 밝은 전경이 남측 선큰의 절제된 수반에 비친 하늘과 2층 매스에 의해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 Project Summary
Architects
Studio ZT
스튜디오 지티
Location
Yongin-si, Kyunggi-do, South Korea
경기도 용인시
Program
Residence
단독주택
Project Year
-Design
2003. 02. ~ 2003. 08.
Area
-Site Area
1,058m2
-Building Area
177.04m2
-Floor Area
439.97m2
Photographs
Dongwon Kim
Sketches
Dongwo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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